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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우리 쿤이

2023-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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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아

안녕?

이제서야 편지를 쓰네..미안해

 

누나는 아직도 우리 쿤이가 떠난 모습이 생생해

우리 쿤이의 예쁜 파란색눈이
회색이 되었을때 너무너무 슬펐어.

지금도 슬퍼.
정말 우리곁을 떠났다니 지금도 믿기지가 않아.

 

이렇게 편지를 쓰게된건

2일 전에 마음이 아픈일이 있었어..

그래서 그런건지

오늘 꿈에 쿤이가 나왔는데..

나왔는데..

 

우리 쿤이가 제일 좋아하는 그릉그릉 대머리존을 만져주며 예뻐해줬는데

깨어보니

꿈에서는 아무 촉감이 느껴지지 않았어.

아무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어.

누나가 바보라서 벌써 우리 쿤이 만지는 느낌이 생각이 안나나봐.

오늘도 그렇게 새벽에 잠에서 깼어.

보고싶고 마음껏 만지고 예뻐해주고 싶어 쿤아.

 

누나도 알고있어.

쿤이 있었을 때 많이 듣고 봐둬서.
동물 안키우는사람은

반려동물의 죽음에 아무렇지 않게 말해서
떠나보낸 이들을 마음을 더 아프게 한다는걸.

그래서 잠시 거리를 두라는걸..

 

근데 누나는 그 사람들하고 무조건 만나야해..

거리를 두고싶어도 둘 수가 없어.

 

누나도 어제겪었어.

다른 보호자분들도 정말정말 힘들었겠다 싶더라.

 

그 분은 나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너 키우는 고양이 죽었니? 엄마 카톡 프사보니까 그렇더라"

깜짝 놀랐어.

갑자기 쿤이 얘기를 꺼내서 가슴이 아팠어.

그래도 최대한 덤덤덤하게 네 라고 답했지.

"어디 아팠어? 나이들어서 간거야?"

-나이가 많아서요.

"그럼 장례도 치뤄주고 하니"

-네.
"그런데가 있어?"
-네.

"하하! 장례식비용도 많이 나왔겠네"

그렇죠 뭐....
"하하하!"

....

 

그러고나서 또 다른 이가

"나는 고양이 싫어하는데!"

-나는 고양이 좋아해

"나는 고양이 진짜 싫어하는데!"

-나는 고양이 진짜 좋아해

 

그뒤로 말하지 않고 그자리에서 울면안되니

꾹 참으며 창밖을 보며 왔어.

 

알아 쿤아

그냥 물어본거

나쁜뜻 없었다는거

내 상황 모르는거 다 알아.
그들은 절대 공감할 수 없다는거 다 알아.

 

그래서 미워하진 않는데

마음 아픈건 사실이야..

 

카톡프사로 보셔서 진짜인지 아닌지 궁금했더라면

당사자인 나 말고
나의 가까운 사람한테 조심스럽게 물어볼 수도 있는거 아닌가

싶긴 하더라구..

조금만 배려해주셨으면

나도 상처받지 않았을텐데..하더라구

 

이렇게 쿤이에게 편지겸 기록을 남기고 싶은 이유는

언젠간 바보같은 내가.

우리 부드러운 쿤이를 만졌던 느낌을 까먹어서

꿈에서라도 못느끼는 바보같은 내가


이런 일을 겪었단걸 까먹고 또 그들과 하하호호 할까봐..

나쁜뜻 없었다는걸 알아도

나에게 상처를 준거고

우리 쿤이를 욕되게한는거 같아

꼭 기억하고 싶어.

 

쿤아

오늘 꿈에 나와줘서 너무너무 고마워

자주자주 나와줬으면 좋겠어.

보고싶어 쿤아.

 

누나는 사람들이랑 있을때는 안그러지만

출근할때나 퇴근할때는 누나 온전히 혼자있잖아?

계속 눈물이나.

갑자기 혼자 양치하다가도

슬퍼져서 목이 매이고 앞이 안보여

온전히 슬퍼해도 된댔어!

 

아직까지도 온전히 슬퍼하지 못했나봐.

 

누나가 이제서야 기록을 남기려해서 미안해

두번다시 후회하고 잊고싶지 않아서그래

기억이 점점 더 흐려지고 안나기전에

또 글 쓰러 올께.

잘있고

다시 만나자 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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