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리언 레이저제모 1회차
[스쿠버다이빙하려다 레이저 제모한 후기]
다가오는 결혼기념일.
나는 신혼여행때 했던 스쿠버다이빙이 하고 싶었다.
그때 사실 내 물안경에 습기 차서 아무것도 못 봤다.
추운 기억밖에 없다ㅋㅋㅋㅋ
하지만 바다는 왠지 무섭다.
아쿠아리움에 갔을 당시 다이빙 체험이란 것이 있단 것을 본 기억이 났다.
그래 이거야!!
하고 알아보는데,
다이빙 자격증이 있어야 체험할 수 있다 한다ㅎㅎ
다이빙 자격증을 먼저 따야겠다.
그러면 수영복을 입어야겠지?
하고 비키니라인 레이저 제모를 찾았다.
너무 다 하면...
목욕탕 갈 때 부끄러울 것 같아 비키니라인을 받으려 했다.
우리 지역에 여자 선생님이 있는 병원은 딱 1곳뿐인데
평일만 계신 다한다.ㅠㅜ
주말에 받고 싶어 서울에 여자 선생님이 있다는 곳으로 검색해서 갔다.
상담실에 들어갔다.
브라질리언을 막 얘기하셨다.
"?? 저.. 비키니라인 예약했는데요..;;"
하고 조심 스래 여쭤보니
"사람들이 브라질리언이라고 하면 올 누드라고 생각하시는데, 먼저 싹~한 다음에 그다음에 모양 잡는 거예요^^"
화려한 언변에 홀린 듯 10회+2회 총 12회를 결제했다ㅋㅋㅋㅋㅋ
무서운 서울..
암튼 시술실에 들어갔다.
유튜브나 인터넷을 보니 하기 전 제모를 해고가 야한 다해서
어느 정도 했고
안쪽 깊은 곳은 혼자 하기 좀 어려운데 거기서 손봐주신다(?)하여 완전 꼼꼼히는 하고 가지 못하였다.
저렇게 윗부분은 제모가 좀 돼서 자란 샤프심 상태였고
밑부분 한다고 했지만 완전히 짧은상태는 아니였다.
A 선생님께서 들어오셔서
"면도 부위만 하시는 거죠?"
해서
'?? 내가 생각지도 못한 브라질리언을 하고 여기까지 와서
돈을 그렇게 내고, 윗부분만 하고 간다고??'
라는 생각이 들어
" 어? 저 브라질리언 결제했는데요?"
했더니 잠시만요 하고 나가셨다.
다른 분 상담하시는 분이 들어오셔서 제모가 다 되어있어야 한다 하여
눈썹 칼을 추가 구매했다.
내가 여기까지 와서 지금 뭐 하는 거지 싶은 생각도 잠시
제모를 꼼꼼히 받기 위해 열심히 면도를 했다ㅋㅋㅋㅋ
10여 년 전 겨드랑이랑, 배, 다리를 받을 때도
선생님들께서 원하는 길이가 아니면
직접 솔솔솔 밀어주신 후 시술 들어간 적이 있었다.
여긴 그런 거 없나 보다.
싸늘한 서울..
어디든 인플루언서들한테만 세심한 건가..
아무튼 최대한 숭한자세로 열심히 면도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
아까 들어오셨던 의사 선생님이 아닌
B의사 선생님이다.
들어오시면서
"저번에 하시고서는 어떠셨어요?"
????
저.. 오늘 처음 하는 건데요??
다시 나가셨다
????????
이것이 무엇인가
조금 뒤 다 시들어오셔서
이 기계는 바람이 나와서 어쩌고 저쩌고 설명해 주셨다.
솔직히 속으로
'뭐지 이병원? 나 지금 눈뜨고 코베인 건가?'
싶었다.
내가 레이저가 처음도 아니고
분명히 선생님이 가까이 붙어서
손으로 집어가면서 토도도도도독 레이저를 쏴주시는 걸로 기억한다.
같은 병원은 아니지만,
다른 블로그나 유튜브 보면 선생님들께서 꼼꼼히 해주셨다했다.
진짜 거짓말 안 한고 30초 정도 걸린 거 같다.
각 잡고 재면 30초도 안 걸렸을 것이다.
마치
핫도그의 케첩 바르듯
슥슥슥슥
하고 끝났다.
마치
이름은 모르겠으나
외국분이신데 소금 뿌릴 때 화려하게 뿌리시는 요리사 분도 생각났다.
우리도 핫도그를 살 때 보면
촘촘하게 발린 케첩이 있고,
스윽~슥 바른 케첩을 받을 때가 있는데
나는 후자의 케첩이 되었다.
손으로 하나하나 모낭을 보면서
레이저를 쏘는 게 아니라
그냥 이렇게 서서 툭툭툭툭레이저를 쏘며
스윽 슥 하고 훑으며 내려가서
그냥 끝났다.
정말
그냥 끝났다.
당황스러워서
"끝난 건가요?"
라고 여쭤보았다.
"네 끝났어요"
하며
"바르시고 나오시면 돼요"
하고 가셨다.
분명 무슨 크림이라 했는데 코배임의 연속이라 기억이 안 난다.
매정한 서울..
이곳은 뭔가
거의 다 셀프다.
내가 면도를 제대로 안 하고 가서 선생님이 화가 나서 다른 선생님으로 바꾸고,
혼자서 다시 할 때도 제대로 안되어있어서 이런 것이라 생각이 든다.
사실 이렇게라도 합리화 안 하면 내 돈이 날아간 것 같아 속이 쓰라린다.
서울은 아주 무서운 곳이다.
다음번엔 진짜! 완전 각 잡고!!
싹 다 면도하고 가야겠다.
그렇게 하고 가서도 케첩만 뿌려주는지
머스터드까지 뿌려주는지 확인해봐야겠다.
+무슨 연고를 줄 테니 3일 바르라 했는데
안 줬었다.
사실 나도 까먹고 그냥 나왔다.
엘리베이터를 타려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다시 병원에 가서
"저.. 혹시 연고 주시다고 하셨는데.."
"아~ 여기요"
하고 받아왔다.
정말 코베인 게 아니길 바라며 앞으로 11회를 더 다니며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