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저냥
7년키운 수세미 이야기
김 그냥
2022. 4. 24.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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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가짜 마리모 블로그를 보게 되었다.
꾀나 긴글이였는데 빨려들 듯이 읽었다.
블로그는 이렇게하는 것이란 것을 배우면서
가짜라는 얘기에 충겨 먹었다.
나에겐 7년키운 마리모가 있다.
이름은 마리.
나의 20대를 다 바쳤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7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
너는 저 작은 집을 꽉채울만큼 자랐어야 할 텐데
항상 그대로였지..
바로 처형식에 들어갔다.
너가 진짜 마리모라면
햇빛에 죽어 노랗게 되겠지.
나는 마음이 안 좋겠지만
진짜였구나하고,
너를 의심해서 죽였다는 죄책감으로 살아갈 거야
처형 시작
출근할 때부터 퇴근할 때까지(약 10시간) 햇빛을 쐬게 해 주었다.
여전히 푸르딩딩하다.
ㅎ
낄낄
7년동안 수세미를 애지중지 키웠다.
물도 일주일에 한 번씩
신선한 정수물로 바꿔주었다.
연애시절 신랑이
3일동안 친척형들이랑 놀러를 가서 못 보게 되었을 때,
자기라고 생각하면서
키워달라하였던 마리.
수세미였던 것이 확인된 후
나 - 이거 얼마주고 샀었어?
신랑 - 기억은 안나는데 수세미 가격이었던거같앜ㅋㅋㅋㅋㅋ
낄낄낄낄
즐거운 저녁이었다 :D
수세ㅁ.. 아니 마리가 떠난 자리.
엉덩이 시릴까 봐 안경닦이 같은 것도 깔아주었는데
다 부질없는 짓이었다.
나의 7년을 보상받고자
큰 마리모를 사려다
포기했다.
그것조차 나중에 수세미란 것이 밝혀지면
속절없이 흐른 세월은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잘가라 마리!
잘가라 나의 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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